급증하는 전세대출.. 정부 가계대출 규제 무색 [경찰신문] 이화자 기자

5대 은행 전세대출 94조7296억.. 한달새 2조원 이상 늘어

보증금 오른 탓…가을 이사철 앞두고 증가세 지속 전망..

1인당 전세 보증금이 늘어난 신호.. "서민 가슴 무너진다"

이화자 기자

작성 2020.09.07 15:49 수정 2020.09.10 19:48

[경찰신문] 이화자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 2월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인 후 5∼6월 주춤하는 듯했지만 7월 들어 다시 급증했다. 올해 증가폭은 약 14조원에 이른다.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서 전셋값을 올린 사례가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이 이를 감당하기 위해 전세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어 전세대출이 조만간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이 97조1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94조7296억원)에 비해 2조4007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은 전세금 잔금을 치르고 세입자가 입주할 때 이뤄지기 때문에 새 학기를 앞 둔 1~2월과 9~11월을 성수기이고, 휴가철과 장마가 있는 7~8월은 보통 이사 비수기에 속한다. 


올해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태풍이 연이어 몰아닥쳐 7~8월에 이사 수요가 적었음에도 지난달 전세 대출이 2조원 넘게 폭증한 것이다. 지난해 8월엔 전세대출이 1조6456억원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 45.88%나 뛴 수치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6078건으로 지난 7월(1만1600건) 대비 47.6% 감소했다. 1개월 새 거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경기도의 지난달 거래량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 전세 거래량도 1만7065건에서 8154건으로 52.2%나 줄었다. 경기도의 전월세 거래량이 월 1만3000건 밑으로 내려간 적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반토막'에 비해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최근 1인당 전세 보증금이 크게 늘어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엔 이미 받은 전세대출금에 2년 간 모은 돈을 합하거나 대출을 조금 더 받아 보태면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 있었지만 최근엔 전셋값이 크게 올라 대출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셋값 동반상승 영향"이라면서 "보증금 부담으로 세입자들이 추가 대출을 받고 있는데, 지난달 신용대출이 4조원 이상 늘어난 것도 전셋값, 매매값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전세 값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한숨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정치인들은 서로를 탓하지만 말고, 각자 솔선수범하여 집 값을 안정시키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경찰신문] 이화자 기자  journalist90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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